르완다 청소년 미혼모의 내일을 함께 만드는 <열매나눔인터내셔널>

2026-08-20

르완다의 어린 엄마들

 

르완다의 한 작은 마을,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이네자(가명)는 중학교 3학년 때 결혼을 약속한 남성을 믿고 학업을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그 남성은 임신한 어린 그녀와의 결혼 약속을 파기하고 떠났습니다. 출산 후 친부모로부터 외면당하고 집에서 쫒겨난 이네자는 어린 자녀와 함께 월 6달러짜리 방을 전전하며 고단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어린 아이를 키우기 위해 다른 가정의 빨래를 하거나, 물을 긷고, 설거지를 하는 등 고된 일용직 노동을 하고 있지만 낮은 소득으로 인해 기본적인 생활조차 유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르완다가 위치한 동아프리카 지역의 청소년 임신율은 21.5%로 아프리카 내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이네자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 미혼모들이 적지 않습니다. 르완다의 청소년들은 가난, 성에 관한 정보 부족, 성폭력과 이른 결혼 등으로 어린 나이에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며, 임신했다는 이유로 가족과 마을 사람들에게 외면받거나 학교를 그만두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울감과 외로움을 느끼고, 극단적인 생각에 이르기도 합니다. 아이 아버지에게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혼자 아이를 키우며 임금이 낮은 일을 하거나 구걸로 생계를 이어가기도 합니다.

 


삶을 이어갈 힘을 키우다

 

열매나눔인터내셔널(Merry Year International)은 ‘빈곤을 넘어 자립으로’라는 기관 철학을 바탕으로 전 세계 소외된 이웃의 자립을 돕는 국제개발협력 NGO입니다. 현재 르완다와 베트남, 말라위에서 소득 증대와 교육, 보건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열매나눔인터내셔널 르완다 지부가 사업을 펼치고 있는 르와마가나 가헹게리 섹터는 주민 약 3만 명 중 절반에 가까운 47%(2022년 기준)가 르완다 국민 빈곤도 등급 분류상 최빈곤층과 빈곤층에 해당하며, 취약계층 가운데 미혼모의 비율도 높습니다.

 

열매나눔인터내셔널은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농촌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청소년 미혼모들이 아이를 안고 길가에 앉아 시간을 보내거나 구걸하는 모습을 자주 마주했습니다. 이에 2025년부터 바보의나눔 공모배분사업의 지원을 받아  ‘가헹게리 섹터 청소년 미혼모 대상 사회경제적 자립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청소년 미혼모들에게 단순히 물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자들이 소득을 창출하고 아이를 돌보며 지역사회 안에서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지원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먼저 재봉기술 교육과 금융·재정관리 교육을 통해 소득을 창출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생계의 어려움 때문에 교육을 중도에 포기하지 않도록 생활필수품과 식료품을 제공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주거 개선도 지원했습니다.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동육아 공간을 마련하고 양육 교육도 진행했습니다. 


또 참여자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의지할 수 있도록 미혼모 모임과 정서·자립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마음의 회복을 도왔습니다. 가족과 지역사회가 미혼모를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다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인식개선 활동도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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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설치한 재봉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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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정 및 취약계층 주거개선 활동>

 


제 삶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가족들에게 외면받고 어린 자녀와 함께 집을 나와 고된 노동을 해야만 했던 이네자는 바보의나눔 지원 사업으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재봉기술 교육을 받으며 처음에는 낯설었던 재봉틀을 다루는 법을 배웠고, 옷과 가방 등 다양한 제품을 직접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자신이 번 소득을 어떻게 관리하고 저축해야 하는지도 배웠습니다. 이제 이네자는 그저 일용직 노동으로 하루를 버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기술로 소득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혼자였고 부모님조차 저를 학대하며 외면했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제 삶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옷을 만드는 기술을 익혔고, 저축의 중요성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고향에 있는 다른 어린 소녀들이 저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그들을 어떻게 이끌어줄 수 있을 지 고민할 만큼 내면이 성장했습니다.“


- 이네자의 사업 참여 후기

 

과거에는 자신의 삶조차 선택하기 어려웠던 이네자는 자신의 아이와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다른 소녀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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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봉기술 교육을 받는 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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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봉교육으로 탄생한 결과물>



다시 시작할 기회를 만들다


2025년 사업이 시작될 당시 참여한 청소년 미혼모는 20명이었습니다. 이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단순한 물품 지원이 아니라, 스스로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다시 시작할 기회였습니다.

 

참여자들은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전원 재봉기술 교육을 수료하며 기초 바느질부터 옷과 가방 제작까지 기술을 익혀 교육 기간에 100개가 넘는 제품을 만들어냈습니다. 교육 과정 수료 후에는 취업에 활용할 수 있는 공인 수료증도 받았습니다. 이들이 만든 제품은 수도 키갈리의 판매처와 연계돼 실제 판매로 이어졌습니다. 자신이 만든 물건이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소득으로 돌아오는 경험은 참여자들에게 기술로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습니다.


키갈리 판매처의 한 운영자 역시 미혼모였습니다. 비슷한 어려움을 먼저 겪고 자신의 삶을 꾸려온 여성이 이제 막 자립을 시작한 청소년 미혼모들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자립이 또 다른 사람의 새로운 시작에 힘을 보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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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행사 준비하는 모습> 


변화는 경제적인 영역에서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미혼모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힘이 되어주는 미혼모 모임을 통해 “나만 힘든 것이 아니었다”는 위로를 얻었습니다. 함께 양육과 생활 고충을 나누며 조금씩 자신감을 되찾았고, 실제로 참여자의 95%는 미혼모라는 이유로 겪던 차별 경험이 줄었다고 응답했으며, 75%는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는 데 자신감이 크게 높아졌다고 답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공동육아 공간과 육아 멘토링도 지원했습니다. 엄마가 교육을 받는 동안 아이는 안전하게 돌봄을 받고, 엄마들은 아이의 영양과 위생, 놀이와 긍정적인 양육 방법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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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모임 공동 육아 활동>


이러한 변화는 가족과 지역사회로도 이어졌습니다. 미혼모에 대한 인식개선 활동과 수료식을 통해 가족과 지역주민이 미혼모들의 성장과 성취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수료식에 참여한 지역주민 15명 모두가 미혼모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응답했습니다.


가족에게 버림받고 구걸이나 일용직 노동으로 하루를 버텨야 했던 청소년 미혼모들이 이제는 자신이 가진 기술로 소득을 만들고, 아이를 돌보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었던 엄마들이 이제는 자신의 삶과 아이의 미래를 스스로 선택하며 살아갈 힘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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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봉기술교육 수료식>

 


나와 내 아이를 넘어

 

열매나눔인터내셔널의 사업은 청소년 미혼모들에게 삶을 새롭게 시작할 기회와 용기를 전했습니다. 참여자들은 필요한 기술을 익히고 서로를 지지하며 자신의 미래를 주체적으로 그려가고 있습니다.

 

바보의나눔 기부자 여러분의 나눔으로 시작된 작은 변화가 이제는 어린 엄마와 아이의 미래를 준비하고, 같은 어려움을 겪는 다른 소녀에게도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르완다 청소년 미혼모들이 다시 꿈을 꾸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신 바보의나눔 기부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 : 남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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