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의 따뜻한 이웃이 된 하나은행과 기부자들

2022-11-17
조회수 343

10여년 동안 지속된 하나은행 ‘바보의 나눔’ 금융상품

 

하나은행은 10여년 동안 ‘바보의 나눔’ 금융상품을 통해 따뜻한 나눔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적립된 기금은 고객의 적금 만기 해지 시 기부금과 통장 및 적금 가입좌수당 100원을 기부하는 하나은행의 자체 출연 기부금, 체크카드 1개당 100원을 기부하는 하나카드의 자체 출연 기부금으로 총 1,380,780,662원입니다.

 

이 기금으로 바보의나눔은 그동안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 지원, 자살시도환자 지원,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 심리치료 지원 등의 뜻깊은 배분을 이어왔는데요.

 

2021년부터 의료취약계층인 이주민과 장애인활동지원사를 돕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중 이주민 의료지원은 이주민 감염병 및 응급의료비 지원에 초점을 두고 사단법인 한국이주민건강협회 희망의친구들(이하 ‘희망의친구들’)을 통해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시 보기> 하나의나눔 금융상품에서 시작된 ‘하나된바보’의 계속되는 나눔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 증가는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정부의 건강보험 정책 개정에도 불구하고 보험료가 높으며 건강 보험료 체납 시 즉시 급여를 제한하는 등의 차별적 정책으로 등록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률은 매우 저조한 상황입니다. 또한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미등록 이주민은 2020년 말 기준 392,196명으로 많은 이주민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에 희망의친구들은 응급성 및 중증질환으로 치료 유지가 필요한 이주민 환자에게 응급의료비를 지원하고, 법정 감염병 중 간염, 결핵 등에 걸린 이주민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고자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 거주 6개월 이상으로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 이주민을 대상으로 신청서류 접수 후에 의료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지원하고 있는데요.  응급의료비 지원 신청이 매우 많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응급의료비 지원을 받아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완 씨 가족의 소식을 접할 수 있어 기부자분들께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관심과 마음을 쏟을 때 진짜 이웃이 됩니다


 

글과 사진 : 구정희(희망의친구들 사업팀 수석팀장)

출처 : 희망의친구들 소식지 vol.71

 

<왼쪽부터 솜폰 씨와 자녀 타나톤, 오현철 신부님>

 

완 씨는 태국 국적의 이주여성입니다. 4월 중순, 분만 예정일보다 한 달이나 빨리 아기를 만났습니다. 태아 심박수 이상이 합병된 조기 진통이 있었고 자궁경부가 짧아 응급 제왕절개술로 분만했습니다. 퇴원 후 완 씨네 가족이 어떻게 지내는지 김포 이웃살이 오현철 프란치스코 신부님과 함께 만났습니다. 김포 이웃 살이는 노동 문제, 인권 문제 등으로 고통받는 이주노동자와 동반하는 예수회 이주노동자 상담소입니다. 완 씨는 응급 상황에서 이웃살이에 도움을 요청했고. 오현철 신부님은 모든 과정에 기꺼이 동행했습니다.

 

미리 약속을 잡고 집에 방문했지만 정작 완 씨는 없었습니다. 일요일 오후 시간이었는데 공장에서 호출이 와서 출근했고, 대신 남편 솜폰 씨와 아기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솜폰 씨 안녕하세요. 가족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우리는 한국에서 만나서 결혼했어요. 경기도 광주에 있는 공장에서 만났고 결혼해서 김포로 왔어요. 우리 아기 이름은 타나톤이에요. 아내가 예쁘고 좋은 글자를 모아 이름을 정했어요.

 

완 씨가 예정보다 빨리 아기를 낳았는데 솜폰 씨는 어땠어요?

걱정했어요. 하지만 병원에 못 갔어요. 공장에 일하는 사람 별로 없어서 빠질 수 없었어요. 그리고 사장님이 불법 사람은 왔다 갔다 하기 힘들다고 해서 못 갔어요. 돈이 없으면 병원에 가도 할 게 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다른 태국 사람(통역봉사자)과 신부님이 아내와 병원에 같이 갔어요. 나는 괜찮았어요.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완 씨와 아기 건강은 어때요?

아내는 아기 낳기 열흘 전까지 일했어요. 수술하고 석 달 쉬고 7월부터 다시 공장에서 일해요. 약품을 포장하는 공장인데 일 있을 땐 계속해야 해요. 아내는 괜찮다고 말해요. 그래야 고향에도 돈을 보내고 아기도 키워요. 나도 지방으로 일하러 가야 하는데 아기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요. 아기는 계속 누워있어서 뒤통수에 머리카락 별로 없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건강해요. 좋아요!

 

솜폰 씨와 전화 통역과 번역기 앱을 동원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혼자 갓난아기를 돌보느라 고군분투하던 오현철 신부님에게 이주민 지원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기 안는 폼이 영 어색했지만 울리지 않았으니 성공한 거라며 사기가 한껏 고양되신 터라 솜폰 씨와 함께 웃었습니다.

 

김포 이웃살이의 정신은 무엇인가요?

성경에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가 나와요. 강도를 만나 어려움에 부닥친 이방인을 모른척하지 않는 사람이죠. 사마리아인이 장사하러 다니는 사람이라 자기 집으로 데려간 게 아니라 여관으로 데려갔고 그다음부터는 도와줄 사람이 생겨요. 사마리아인이 그냥 지나쳤다면 그 사람은 죽었겠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하고 둘러업고 여관까지 갔을 때 그 사람은 살았어요. 이웃살이는 고통받는 이주노동자를 모르는 척하지 않고 끌어안고 가려고 합니다.

 

이주민 지원하면서 기쁜 순간이 언제일까요?

미등록 이주민이라도 돈이 있거나 건강할 때는 주위에 사람들이 있지만 그걸 잃게 되면 가족이나 친구일지라도 떨어져 나가거든요. 그럴 때 우리가 옆에 있어 주려고 해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은 들어주고 끌어안아 주고 하다 보면 잘 풀리더라고요. 완 씨도 갑자기 응급 수술해야 해서 산모와 아기가 잘못될까 봐 노심초사하고 어떻게 병원비를 마련해야 하나 싶을 때 희망의친구들과 (재)바보의나눔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긴 것처럼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연결된다는 것이 가장 기쁘고, 감사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이주민에 마음을 두고 관심을 쏟는 계기가 되도록 씨앗을 뿌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주위 사람들 소식에 따르면 완 씨는 씩씩하게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완 씨 가족이 건강하게 생활하기를 기원합니다. 더불어 수많은 완 씨들이 건강할 수 있도록 마음을 두고 관심을 가지는 이웃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하나은행과 기부자 분들의 나눔으로 완 씨는 타나톤을 건강하게 출산하였고, 솜폰씨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희망의친구들은 2023년까지 치료비 지원이 필요한 이주민 100여명을 지원하고자 본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과 더불어 그 가족의 삶을 일으켜준 하나은행과 기부자 분들의 따뜻한 나눔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삶의 위기에 처해있을 때 진짜 이웃이 되어주는 것, 바보의나눔의 비전과 같이 우리 모두 서로 사랑하고 나눔으로써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간절히 꿈꿔봅니다.

 

※ (재)바보의나눔과 하나은행이 함께하는 ‘하나된바보’ 이주민 감염병 및 응급의료비 지원사업

  – 희망의친구들 홈페이지 사업 소개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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